한국 대기업 새로운 비전 필요

이신영 기자l입력2011.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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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과 애플사의 소송 전쟁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을 새로운 과점에서 보게 한다. 국제 거인인 애플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치는 삼성은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대기업이지만 골리앗 앞에 다윗처럼 보인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 교수는 최근 삼성이 애플의 적수가 못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삼성을 포함한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후발주자를 경계하고 양성 자체를 막는 체제를 고집한다면 결국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안 교수는 대기업들의 경쟁력을 양성하는데 핵심적인 것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초 제안한 상생전략에 있다고 한다. 안 교수는 “좀 더 새로운 분야의 시도를 할 때, 기존의 기업 문화로는 힘든 부분들이 있다”며 역할 생태계를 만들어서 벤처기업이 그런 시도를 하게 하고, 그런 시도 중에서 성공을 하게 되면, 그걸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이다. 그 후에 기업 내로 흡수하면서 다시 혁신적인 회사로 거듭나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이미 선진국 또는 실리콘 밸리에서 흔히 보이는 성공 사례”라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안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들 사이의 양극화 현상을 문제로 꼽는다. 그는 “결국은 중산층 붕괴 내지는 사회 전반적인 양극화까지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기업들이 가지고 있었던 기득권은 독점, 정치적 로비, 경쟁억제 등과 같은 인위적인 수단을 통해 지속되어 왔다. 안 교수는 이러한 기득권의 과보호는 대기업들에게 “치명적 독”이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그는 “기득권도 실력을 가지고 공정하게 자리를 유지하지 못하면 결국은 공멸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곧 대기업들에게 단기적인 이익창출보다 장기적인 생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이를 위해 대기업의 내부 혁신, 그리고 꾸준한 실력 양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대기업들이 공정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자 한다면 지금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고정거래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안 교수는 “불투명한 시장 구조에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대기업 스스로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도 시장감시자로서의 역할들을 충실히 해야만 결국 우리 다 공멸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를 일삼고 있다. 하지만 안 교수는 중소기업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어떤 제품을 요구한다면 중소기업들은 이에 응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대기업이 제값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시장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여기에 응하는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너무나 많은 중소기업들이 망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안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망해가서 돈이 없는데 손해 되더라도 자기가 선금만 받을 수 있으면, 자금만 융통할 수 있으면 거기에 응하다”고 말했다.

안 교구는 “그런 기업들이 퇴출되면 이런 일들도 안 생길텐데 우리나라는 속된 표현으로 눈먼 돈들이 많다”며 “그런 것들이 계속 명맥을 유지하게 해 준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안 교수는 “대기업 중소기업간의 불공정거래관행에 대기업 쪽의 불법적 행동들을 따끔하게 처벌 하는 것이 맞지만, 동시에 병행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 퇴출문제도 잘 봐야 하지 않나, 또는 최소한 눈먼 돈들은 조금씩 정리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신영 기자  gabriel@world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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