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재테크 비법 ‘종자돈’

정운섭 기자l입력2011.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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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절부터 꾸준히 용돈을 자유입출금통장에 입금해 모은 돈이 100만원 정도 됩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이 돈을 채권이나 정기예금보다는 주식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놀랍게도 한 고등학생이 투자전문가에게 던진 질문이다. 높아지는 수은주와는 반대로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 치던 지난 8월 말, 경기도 일산의 한 증권사에서 목도한 일이다. 증권사는 지역의 한 고등학교 경제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일 경제교실을 개최 중이었다.

   

당시 불과 3주 전까지 2,200포인트가 넘던 코스피지수가 1,700선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증시 바닥에 따른 투자 적기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던 시기였다. 물론 주식 시장이 요동치는 요즘에 이르러 따져본다면 빗나간 주장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평범한 한 고등학생이 그 시기를 투자 적기로 가늠했던 것이 놀랍다.

덜 먹고 덜 입으며 절약을 통해 잘 살던 시대는 끝났다. 이전 세대가 아껴가며 이룩해놓은 유산을 다음 세대가 효율적으로 불리는 일은 어찌보면 역사의 흐름처럼 당연한 현상이다. 청소년이 재테크와 같은 경제지식과 상식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막연해 보이기만 하는 재테크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청소년기의 재테크는 미래를 위한 ‘종자돈(Seed Money)’을 만드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한국경제교육협회 유형준 팀장은 “투자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종자돈이 필요한데, 그 종자돈을 가장 쉽고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재테크를 통해 마련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평균 취업 연령인 26.4세의 직장인이 종자돈 1,000만원을 가지고 재테크를 통해 3억을 모으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종자돈 없이 시작하는 경우에 비해 3배 이상 단축될 수 있다. 종자돈이 커질수록 단축되는 시간의 배수 역시 커진다. 청소년기부터 꾸준하게 경제지식을 쌓으며 종자돈을 모으기 시작한다면, 경제적인 삶의 속도는 점차 빨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종자돈은 어떻게 모을 것인가. 재화를 버는 경제주체가 아닌 청소년이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용돈모으기가 거의 유일하다. 그 용돈을 그대로 전부 저금해버리면 문제가 간단해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유형준 팀장은 “청소년 시기에는 합리적인 소비생활과 저축생활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무작정 돈을 모으기만 한다면, 훗날 그렇게 모은 돈을 합리적인 소비와 투자를 통해 또 다른 재화를 버는 법을 쉽게 터득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훗날 정말 큰 돈을 모으기 위해선, 소비와 절약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금융권이 청소년을 위해 내놓는 금융상품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이런 견해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특정 연령대를 위한 상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에게 소비와 절약에 대한 경제관념을 심어주고 다양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금융상품이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매달 통장 가입 청소년이 체크카드를 월 5만원 이상 사용하거나 달마다 적금에 5만원 이상 입금하는 경우, 자동화기기 수수료가 면제되는 혜택을 주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소비와 저축에 따라 금융혜택을 제공해 합리적인 경제활동을 유도한다는 취지이다.

저축활동에 다양한 동기를 부여하는 상품도 있다. 한 금융사는 자유적립식 적금통장을 개설하며 청소년의 ‘꿈’을 등록할 시 0.2%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희망대학 합격시 2%의 축하금리를 얹어준다. 시간이 지나 적금이 만기가 되어도 자동으로 재예치가 되기 때문에, 대학 합격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활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또 교육 및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혜택을 통해 합리적인 저축활동을 유도하는 상품도 있다. 수능•내신 뿐 아니라 토익•토플 등 다양한 강좌를 인터넷 동영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강의를 10% 할인 해주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 가입 시에 소아 3대암 진단비, 응급입원비용 등 성장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보장하는 안심보험을 무료로 제공해주는 상품도 있다.

금융기관들의 다양한 상품을 직접 조사∙비교해보면서 신문학습과 독서 등을 통해 꾸준히 경제관련 지식을 쌓는 것은 또 다른 재테크 방법이다. 궁극적인 재테크는 단순히 돈을 모으고 불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경제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자아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운섭 기자  wsjung@world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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