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이영주 차장대우, 도쿄 2박 3일

문화부 차장대우 이영주l입력2011.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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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공항 도착 - 아사쿠사 센소지

올해 3월 초 본 기자는 일본여행을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은행에서 환전을 하고 있을 때, 일본 토호쿠 지역에서 쓰나미 재해가 터졌다는 속보가 떴다. 곧이어 원전사태로 전 세계가 시끄러워졌고, 나는 주위의 만류로 일본여행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일이 있은 지 약 6개월 후인 10월 초. 이번에야말로 일본에 한 번 가보겠다는 일념으로 짧은 기간이지만 다시 여행을 준비했다. 조금 빠듯한 2박 3일 일정으로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모두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짰다.

   

여행시작 당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일본항공(JAL)을 타고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후 입국심사를 받았다. 입국심사에서는 양손 검지 지문을 찍고 얼굴 사진도 찍어야 한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공항에서 JR쾌속 나리타선을 타고 도쿄 시내까지 오는 데에 약 1시간 20분 정도. 전차를 타고 오는 동안 창가에 앉아 밖을 구경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일본의 주택들은 작은 2층 집이 많았고, 다들 다닥다닥 붙어있는 느낌이었다. 종종 일본어 간판들이 보이는 걸 보니 정말 내가 일본에 오긴 왔구나 싶었다. 긴시쵸 역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타고, 예약한 호텔이 있는 기요스미 시라카와까지 왔다. 호텔에 도착하자 오후 두시쯤 되었다.

체크인을 하고 잠시 쉬었다. 호텔 방은 12층으로 전망이 좋았다. 욕실 안에는 욕조가 있었고 세면대에는 여러 욕실 비품들과 함께 온천입욕제도 놓여있었다. 과연 목욕을 좋아하는 일본이구나 싶었다.

   

첫날 일정은 우선 아사쿠사의 센소지. 센소지는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의 조계사에 해당하는 곳이랄까. 센소지의 정식 이름은 긴류잔센소지로, 서기 628년 스미다가와 어부 형제의 그물에 걸린 관음상을 모신 것이 그 시초가 되었다.

센소지 입구에 서 있는 거대한 붉은 등인 가미나리몬은 아사쿠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도쿄를 찾은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나도 가미나리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가미나리몬 등의 높이는 4 미터, 무게는 무려 100kg이나 된다고 한다.

   

지하철 아사쿠사역에서 내려 센소지까지 가는 길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일본인 호객꾼들, 그곳을 지나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365일 단 하루라도 한산한 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북적대는 곳이었다. 도로에는 자동차 뿐 아니라 인력거까지 달리고 있었는데, 일본 전통 복장 차림의 인력거꾼들이 직접 인력거를 끄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센소지에서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100엔을 내고 제비뽑기 식으로 점괘를 뽑는 ‘미쿠지.’ 일본 만화에서 종종 보았던 기억이 나서 나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우선 미쿠지 선반 위에 놓인 길쭉한 원통을 잘 흔들었다.

원통 안에는 숫자가 적혀 있는 나무 막대기가 여러 개 들어있다. 원통을 흔들다보니 원통 윗면의 작은 구멍을 통해 막대기 하나가 빠져 나왔다. 막대기에는 숫자가 적혀 있는데, 그 숫자에 해당하는 서랍장을 열어 그 안의 종이를 꺼냈다. 바로 그 종이에 적힌 것이 자신의 운세다. 운세 종이에는 관광객을 배려해 일본어와 영어가 함께 쓰여 있었다.

좋지 않은 운이 나오면 가까이에 있는 빨래 건조대처럼 생긴 구조물에 그 종이를 묶어 놓으면 된다. 어느 서양인 관광객 무리는 불운을 뽑고도 그 모든 과정이 무척 재미있는지 연신 사진을 찍었다.

   

미쿠지 선반을 지나 센소지 본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본전 앞에는 커다란 향로가 있었는데 관광객들이 향로를 둘러싸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향로의 연기를 몸과 머리에 받기 위해 열심히 손짓을 하고 있었다. 향로를 지나 본전 앞까지 가자 거대한 시주함이 보였다. 사람들은 시주함에 동전을 던져 넣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자주 들르는 곳인지 경건하게 기도하는 모습들도 보이고, 나 같은 외국인 관광객처럼 그저 신기한 듯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행책자를 보니 본당의 관음상은 12월 13일 단 하루만 공개한다고 한다. 한편, 본당 왼쪽으로는 5층탑이 있는데 그 높이는 53.32 미터에 이른다. 탑의 5층에는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사리가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센소지 관광을 마치자 다른 곳을 갈 기력이 남아있질 않았다. 한시 빨리 호텔 방으로 돌아가 아까 보았던 온천입욕제를 넣고 욕조에서 목욕을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첫날부터 힘이 그렇게 빨리 떨어져 버린 것은 여행 바로 전날 컨디션 관리를 잘 하지 못한 까닭도 있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저녁으로 야끼소바와 계란 볶음밥을 샀다. 간식으로 먹기 위해 푸딩과 어묵바도 구입했다. 푸딩과 어묵바는 일본의 국민 만화라 할 수 있는 크레용 신짱(짱구는 못말려)과 아따신치(아따맘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먹을거리들이다.

계산대의 점원에게 1회용 젓가락을 달라고 했지만 잘 알아듣지 못했다. 일본어로 젓가락을 ‘하시’라고 하는 것이 생각나 ‘하시, 플리즈’ 했더니 금방 알아듣고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호텔에 돌아와 목욕물을 받는 동안 다음 날의 일정을 다시 살펴보았다. 일본만화의 중심지 아키하바라, 내가 좋아하는 만화 크레용 신짱(짱구는 못말려)의 고장 카스카베, 생크림과 과일이 가득한 일본식 크레페를 맛볼 수 있는 하라주쿠, 에도시대의 분위기를 재현해 놓았다는 오에도 온천. 내일 하루 동안 이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까 싶어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우선은 오늘만은 푹 쉬기로 했다.



문화부 차장대우 이영주  yjlee@world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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