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남소라 기자l입력2012.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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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세시풍속에서 유래가 깊고 뜻이 큰 정월대보름이 다가왔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도 정월대보름 의례 기록이 나온다. 이날의 대표적인 풍속이 달집태우기다. 달집을 태우고 묵은 액과 재앙을 쫓고 복과 풍요를 기원한다.

설날이 혈연 중심의 명절인데 반해 정월대보름은 마을공동체 중심이다. 생솔 가지와 짚으로 함께 달집을 만들고,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달집을 태우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다.

   

임진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전국적으로 다채로운 달집놀이 행사가 열렸다. 달집 크기도 자꾸 대형화되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수영전통달집놀이의 달집은 높이가 18m이다.

송도해수욕장에서 지신밟기와 강강수월래 행사를 곁들이는 송도달립축제와, 삼락생태공원 사이클경기장 일원에서 연날리기 떡메치기 체험마당과 함께하는 사상전통달집놀이의 달집 놀이는 각각 20m에 이른다. 달맞이와 온천 전설을 결합한 해운대 달맞이온천축제는 전국 최대 인파가 몰리는 걸로 유명하다.

   

조상들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한 해의 시작인 음력 1월1일처럼 생산의 시작인 음력 정월대보름을 중요한 날로 여겼다. 학계에선 다양한 방정식으로 대보름을 해석한다. 특히 설과 대보름의 상호보완적 관계에 주목한다. 설날에는 쌀로 만든 떡을 먹으며 논농사의 풍요를 기렸고, 정월대보름엔 오곡밥을 먹으며 잡곡을 생산하는 밭농사의 풍작을 염원했다는 것이다.

   

민속학자 임동권은 <한국세시풍속>을 통해 192건의 세시행사 중 정월에 열리는 것이 102건이고, 이 가운데 55건이 대보름날과 관계된 행사라고 했다. 특히 서민들은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놀이, 소멸과 출발의 정신을 담은 불놀이로 고단한 삶을 다독였다. 불놀이는 논둑과 밭둑을 태우거나 깡통에 불을 담아 돌리는 쥐불놀이, 모닥불 위를 자기 나이만큼 넘는 잰부닥불 피우기, 쌓아놓은 짚이나 솔가지에 불을 지피는 달집태우기, 횃불싸움 등을 행했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과 책임감을 강조한 대보름 놀이로는 줄다리기, 고싸움, 차전놀이, 외바퀴 수레싸움 등 마을대항 대동놀이가 있다. 특히 줄다리기는 집단이 움직이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는 승리가 불가능한 레크리에이션이다.

암줄과 수줄을 꼬아 마을 또는 남녀가 편을 갈라 당겼는데,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깨닫게 해주는 줄다리기 정신은 개인화•고립화로 치닫는 현대사회에서 새길 만한 교훈을 준다. 공동체의 의미를 되짚게 하는 대보름날이다. 지긋지긋한 논쟁은 달집태우기로 청산하고 새 시대의 줄다리기 정신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밤, 잣, 땅콩과 호두와 같은 부럼을 깨며 소원을 빌고 대보름음식을 차려 먹는다. 이는 예로부터 조상들에게서 전해 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풍습이자 아름다운 전통이다.

정월대보름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부럼이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딱딱한 부럼을 깨물어 먹으며 한 해의 건강을 빌었다. 부럼을 깨면 치아가 튼튼해지고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에도 정월대보름이 되면 부럼을 서로 나누거나 구내식당에서 부럼을 넣어 메뉴구성을 하는 방법으로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남소라 기자  srnam@world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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